음력 8월 15일은 추석(秋夕)이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가을 저녁"이다.


순 우리말로는 "한가위"라고도 한다.


추석은 음력 1월 1일인 설날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 명절로 꼽는다.


추석은 농경 사회였던 옛날부터 벼를 수확하기 전에 아직 완전하게 익지 않은 벼를 조금 잘라 쌀을 찧고 그것으로 송편을 만들고, 막 수확한 여러 과일들을 함께 조상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날이다.


여름 내내 자랐던 산소의 풀을 추석 전에 벌초하면, 낮아진 날씨 때문에 풀이 여름보다 빠르게 자라지 않아 다음 해까지는 웬만하면 벌초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 보기 어렵지만, 어렸을 때는 벼를 모두 수확하고, 고구마도 수확하고, 콩도 수확하고, 목화도 모두 수확하여 더 이상 큰 농사일이 없어진 11월에서 12월 초가 되면, 대대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차례를 지내는 "시제"라는 것도 하였다.


그 "시제" 되기 전에 가장 큰 명절이 바로 "추석"이었지만, 기억해 보건데, 예나 지금이나 고향의 농촌에서는 추석은 농사일로 사실 매우 바쁜 날이었다.


지금처럼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추석이 되면, 농촌의 시골에서는  벼농사를 마무리하느라고 눈코 뜰 새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명절 때, 도시에서  생활하는 형, 누나 등 친척이 오면, 잠시 차례를 지내고 들에 나가서 일하는 게  일상 다반사였다.


지금은 노령화로 경우에 따라서는 추석 때 고향을 찾는 다는 것은 어쩌면, 잠시  쉬는 것이 아닌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찾는 것이다.


추석 때 쯤 태풍이 와서 벼가 쓰러지면, 참 난감하다.


벼를 세워서 묶는 것은 기계가 아닌 순전히 사람 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므로 농촌의 시골 출신이 추석에 고향에 가는 것은 농사일을 도와주러 가는 것이 주된 이유일 수 있다. 


올해 추석도 고향 길이 멀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올해는 지난해 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고 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엔 아무도 없는 고향 집에 가지는 못했지만, 지인의 말에 의하면 11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오늘 밤, 추석에 달이 뜨면, 낮에 했던 고난 함은 그동안 못 나누었던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지울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추석 보름달을 보면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